아무도 없는 피라미드 기자지역의 피라미드 세개 중에 두번째로 큰 피라미드인 '카프라왕의 피라미드'입니다. (모든 피라미드 중에 유일하게 맨 꼭대기 부분에 마감석이 남아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예전에 어느 유명한 단체에서 7대 불가사의를 선정한다고 각국의 신청을 받았었는데, 이집트는 신청을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피라미드가 다른 유적들과 경쟁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한거죠. 그야말로 압도적 1위 유적인데, 신청을 받고 경쟁하고 그런다는거 자체가 피라미드에게는 모욕적이라 판단한겁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여행을 좋아해서 세계 3대 건축물이라는 만리장성, 피라미드, 타지마할도 다 봤고 그 밖에 캄보다이의 앙코르왓, 미얀마의 바간 사원, 시리아의 클락 데 슈발리에, 요르단의 페트라 등등 유명한 유적은 좀 많이 본 편인데요.. 정말 피라미드는 이집트 정부의 주장대로 압도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 어떤 것과도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요. 제가 피라미드를 방문한 날은 2003년 1월 25일이었는데, 그날은 카이로에서 엄청나게 큰 시위가 벌어져서 난리가 난 날입니다. 그날 하루에만 카이로에서 8명이 경찰의 총격에 맞아 사망합니다. 저는 그 난리통에서 벗어나고자 기자 피라미드를 방문하였죠. ('기자'는 카이로 외곽 지역의 지명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외곽에 있는 일산 정도라고 할까요?) 워낙 정세가 시끄럽고 어수선해서 관광객도 별로 없는데다가 이집트 사람들은 전부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서 카이로 시내에 집결하는 바람에 이렇게 피라미드에 관광객이 거의 없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원래 전세계에서 가장 관광객이 많은 곳인데, 저희 가족은 운좋게도 이런 모습을 즐겼죠. ㅠㅠ 관광객이 없으니 낙타꾼과의 협상도 한결 손쉬워서 낙타 한마리 30분 타는데 5천원에 합의 봤습니다. ^^ (하지만 이날 저녁에 카이로에 돌아가서 엄청난 최루탄 연기를 들이마시며 고생을 했습니다. 7살 아이도 함께요. ㅠㅠ)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모습이었어요. 지금 사진으로 봐도 '내가 정말 저기를 간걸까?'하는 생각이 들만큼이요. ^^
KHJOO
2013-11-01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