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종일 깊은 생각에 잠겨 내 자신을 들여다본다. 내가 할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나만이 가진 것은 무엇일까.
그동안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은 무엇인가! 가만히 나를 들여다볼 뿐 무엇을 보려고, 느끼려고, 깨달으려고 하지 않는다.
남들에게도 강요하지 않는다. 보고 싶으면 보고, 느끼고 싶으면 느끼고, 깨닫고 싶으면 깨달으면 된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으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을 할 수 있어 좋다.
몸 따로 마음 따로,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다. 이제는 흘러가는 대로 지켜볼 뿐이다.
나의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동안 보고 느끼고, 깨달았던 것들을 통해 자연의 실제, 생명의 순환형태, 대자연의 메시지를 나누는 것이다.
침대에 누워 지내는 동안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어서 편안하고 즐겁다.
두 눈으로 보았고 두 귀로 들었고 두 손으로 만져보고, 두 개의 콧구멍으로 맡아 보고, 온몸으로 느껴보았기에 확신했던 것들이 진짜배기가 아니라 허드레한 것이었음을 알았다.
20년 동안 오름 하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나도 모르면서 두 개, 세 개 욕심을 부렸다.
충만한 오름 모두를 이해하고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표현하겠다는 조급함에 허둥대었다.
침대에 누워 지내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 같은 과오를 범했을 것이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