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 능소화의 전설 능소화의 꽃말은 ‘명예’와 ‘영광’이다. 그래서일까. 그 꽃말에 어울리게도 조선시대에는 이를 ‘어사화’라 하여, 과거에 장원급제를 한 사람의 화관에 꽂아주었다고 한다. 또한 이 꽃을 ‘양반꽃’이라 해서 상민들이 집안에다 심으면 양반을 모욕했다는 죄로 관가에 붙잡혀 가서 곤장을 맡기도 했단다. 사실 이 꽃은 그 색상이 밝은 주황색으로서 유난히 시선을 끌면서도 그 모양새가 야단스럽지 않고 단아해 기품을 머금고 있다. 꽃잎 끄트머리가 다섯 개로 갈라져 있으나 한 개의 통꽃 구조를 하고 있어 질 때도 다른 꽃들처럼 추한 모습으로 시들거나, 꽃잎이 흩어지지 않고 본래의 생생한 모습 그대로 통째로 뚝 떨어진다. 이러한 낙화의 특성은 죽음 앞에서도 의연하게 결코 지조와 기품을 잃지 않았던 올곧은 양반가 선비의 기개를 닮은 것 같다. 또한 이 꽃을 ‘구중궁궐의 꽃’이라고도 한다는데, 이와 관련되는 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즉 옛날 왕조시대 어느 궁궐에 잘 익은 복숭앗빛 뺨에 아름다운 자태와 착한 마음씨를 지닌 한 궁녀가 있었다. 그녀의 고운 자태가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임금님과 정분을 맺고 빈의 칭호까지 받게 됐다. 그러나 그 후로는 어찌된 영문인지 다시는 임금님이 그녀의 처소를 찾지 않았다. 하기야 그 시대 임금이 하룻밤을 같이하고 찾지 않은 궁녀가 어디 그녀뿐이었겠는가. 하지만 너무나 착하고 곡진한 성품의 이 여인은 언젠가 임금께서 다시 자기 처소를 찾아줄 날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세월을 보내었다. 그러다 어느 해 여름 기다림에 지친 이 여인은 상사병으로 탈진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녀는 평소 자기가 임금님을 기다리던 궁궐 담장 밑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그 유언대로 묻히게 됐다. 다음 해 그녀가 묻힌 그 구중궁궐 담장 밑에서 한 그루 나무줄기가 솟아올라 담장을 타고 오르더니, 여름이 되자 담장 밖으로 가지를 뻗고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그 후 세월이 흐를수록 담장을 타고 오른 줄기가 더 많은 가지와 잎을 담장 밖으로 드리운 채 여름이 되면 꽃을 피웠다. 꽃의 색깔은 그 여인의 복숭앗빛 얼굴을 닮았고, 꽃 모양은 마치 사랑하는 임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는 듯 담장 밖으로 나팔처럼 활짝 귀를 펼친 듯한 모습이었다.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27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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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7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