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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거야?"하고 그녀는 꼼짝 않고 시선을 발끝에서 떼지 않은 채 말했다.
"어깨의 힘을 빼면 몸이 가벼워진다는 것쯤은 나도 알아. 그런 말은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알겠어? 만약 내가 지금 어깨의 힘을 뺀다면 나는 산산조각이 나고 말 거야.
난 예전부터 그런식으로만 살아왔고, 지금도 그런 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어.
한번 힘을 빼고 나면 다신 본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난 산산조각이 나서 어디론가 날려가 버리고 말 거야.
어째서 그걸 모르는거야, 응? 그걸 모르면서 어떻게 나를 돌봐준다는 말을 할 수 있지?"
-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