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소는 중산층을 설명하면서 "4년제 대학을 나와 10여 년 정도 한 직장에 다니고,
월 소득 400만원 이상에 30평 이상 되는 아파트에 살며, 2000cc 이상급 중형차를 타는 계층"
이라고 정의했다. 평범하게 삶을 영위하는 기준을 오로지 돈에 기대어 나누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중산층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프랑스 전 대통령 조르주 퐁피
두는 "중산층은 외국어 하나쯤 자유롭게 구사해 폭넓은 세상에 대한 경험을 갖추고, 스포츠를
즐기거나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며, 별미 한 가지 정도는 만들어서 손님 접대를 할 줄 알고,
남의 아이라도 내 아이처럼 꾸짖을 수 있어야 하며, 사회정의가 흔들릴 때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설 줄 아는 계층" 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페어플레이 정신, 확실한 자기주장과 신념, 약자를
옹호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등이 중산층의 기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자
신의 주장에 떳떳하고, 사회적 약자를 도우며, 부정과 불법에 저항하는 것을 중산층의 정의로
내놓고 있다.
정신적, 사회적으로 다양한 가치를 중시하는 선진국들과는 다르게, 중산층의 기준을 물질과
경제적인 숫자의 틀로만 설명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낯 뜨겁기까지 하다. 게다가 더 큰 사회
적인 문제는 넓은 아파트, 환상적인 해외여행, 백화점의 명품들, 우등생 자녀, 재력이 있는 노
부모 등 물질만능주의에 바탕을 둔 판에 박힌 행복의 모습을 자녀에게 그대로 투영한다는 것
이다.
- 류랑도 <제대로 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