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내겐 낡은 사진들을 담아놓은 빨간 종이상자가 있습니다. 오늘도 그 사진들을 뒤적이며, 어떤 사진은 아주아주 한참 들여다보곤 하였습니다. 필름면의 젤라틴 유제처럼 어떤 것들은 절대로 떼어낼 수 없게 고착되어 기억이라는 이름을 뒤집어 쓰고 하얀 벽에 걸려 나를 노려봅니다. 그 날 돌아선 곳이 내 기억의 마지막 장소.... 몇 퍼센트쯤의 나는 실은 아직 그곳에서 돌아오지 못한걸까요. 나는 상자를 닫고 자꾸자꾸 눈을 깜빡였습니다. * 대학로 'THE TABLE'에서 / CANON A-1 + nFD50mm 1:1.4 + Velvia
현카피
2004-02-09 0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