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넘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거에요. 잘못 생각했던 거죠. 친구를 훨씬 덜 만났으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웠을 것 같아 요. 쓸데없는 술자리에 너무 시간을 많이 낭비했어요. 맞출 수 없는 변덕스럽고 복잡한 여러 친구들의 성향과 어떤 남다른 성격, 이런 걸 맞춰주느라 시간을 너 무 많이 허비했어요.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이나 읽을 걸. 잠을 자거나 음악이나 들을 걸. 그냥 거리를 걷던가. 결국 모든 친구들과 다 헤어지게 돼요. 이십 대에 젊을 때에는 그 친구들과 영원히 같이 갈 것 같고 그 친구들과 앞으로도 많은 좋 은 일이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손해보는 게 있어도 맞춰주고 그렇잖아요. 다 헛되 요. 자기 자신의 취향에 귀기울이고 영혼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고 이런 게 더 중 요한 거에요. 모든 도시를 다 가보고 모든 음식을 다 먹어보고 그래도 영혼을 구 하지 못하면 인간은 불행해요. 밤새 술먹고 그런 거 안했어야 하는데…. - 김영하 (1968~)
那由他
2013-05-29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