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한 번 더럽게 좋구나 속 뒤집어놓는, 저기 저 감칠 햇빛 어쩌자고 봄이 오는가 사시사철 봄처럼 뜬 속인데 시궁창이라도 개울물 더 또렷이 졸 졸 겨우내 비껴가던 바람도 품속으로 꼬옥 파고드는데 어느 환장할 꽃이 피고 또 지려 하는가 죽 쒀서 개 줬다고 갈아엎자 들어서고 겹겹이 배반당한 이 땅 줄줄이 피멍든 가슴들에 무어 더러운 봄이 오려 하느냐 어쩌자고 봄이 또 온단 말이냐 - <어쩌자고> 최영미
那由他
2013-05-1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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