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까지 그곳은 그저 오줌 나오고 생리를 하는 귀찮은 곳이었다. 그 외에는 봐서도 안 되고 말해서도 안 되고 만져서도 안 되는 곳이었다. 그런데 그 선배는 중독된 사람 처럼 그곳을 찾아들었다. 시간 장소 상관없었다. 모른 척, 없는 척해야 했던 곳이 가장 재미있는 곳으로 변하는 게 그녀는 놀라웠다. 더 군다나 자신은 거기를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게 하나도 없었다. 일해서 받은 것도 아니고 벌어서 산 것도 아니다. 화투해서 딴 것은 더더욱 아니다. 화투로 딸 수 있는 거 라면 그녀는 지금 주렁주렁 달고 있을 것이다. 그냥 있었을 뿐인데도 남자가 좋아하는 곳이 있다는 것, 그게 몸이었다. - 한창훈 <그 여자의 연애사>, 실천문학 2012 겨울호
那由他
2013-05-08 2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