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들에게 없는 두툼한 외투를 가졌고 그들은 내가 잊어버린 훈훈한 마음을 가졌다.
낯선 이를 반겨주고 그들의 언어도 내 언어도 아닌 타국의 언어로 건네는 인사를 기꺼이 안아주고 마음을 열어주는 그들.
그들에게 잠시 기대어 눈을 감고 휴식하는 내 마음.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
묘자리 보러 다니는 중이다. 사람이 굳이 땅에 뭍힐 필요가 있을까?
누군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도, 어느날 문득 스쳤던 나를 마음에서 떠올려 준다면 그것보다 더 훌륭한 묘자리는 없다.
나 역시. 마음에. 기억에. 그들을 매장하는 중이다. 향긋한 새순이 돋을 수 있도록. 그들의 웃음처럼 향긋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