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박나무. 두구동 서당
어느해인가 태풍에 쓰러진 후
그 새끼가 또 다시 둥치를 이루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는
서당 뒷마당의 후박나무.
서당샘은 이 나무만 보면 뒷집에 살던 상연이 엄마가 생각난다고 한다.
지금은 이사를 가서 수필가가 되었다는 그 아주머니가 이곳에 살 때
진종일 닭모이를 주고 닭똥을 치우며 쉴틈없이 일만하다가
이 나무 아래에 앉아서는 목장갑을 벗어 놓고
잠시 숨을 돌리곤 하던 모습이 생각난다고 한다.
그 지난 세월들의 켜를 느끼게 해준다는 후박나무.
토종 목련의 다른 이름이란다.
후박꽃은 개개로 보자면 너무나도 자유분방한 그 꼬락서니가 우스꽝스러워서
마치 꽃의 본분을 잊은듯한 모양새지만
여러송이가 모여있으면 꽃이 말을 거는 듯, 춤을 추는 듯 생동감이 넘친다.
암만해도 그 꽃이 이리도 사랑스러운 까닭은
저조차도 자신을 어찌하지못해 쩔쩔매는 사춘기 아이들마냥
주체할 수없는 감정들을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어서
목련계의 반항아 혹은 이단아가 되었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