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정월대보름이 되면 사람들은 한강을 향해 바짝 다가간다. 이날 만큼은 유람선이 다니고 자전거를 타는 공원이 아니다. 한해 동안의 무탈을 기원하고 저마다의 소원을 비는 신성한 공간이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사람들은 문명의 탈을 벗고 벌거벗은 심정으로 한강에 선다. 그리고 그동안 억눌렸던 한을 풀고 소원을 빈다. 정원대보름이 지나면 이런 풍경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진다. 사람들은 강을 바라보며 조깅을 하고 자전거를 탄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이 땅의 오랜 기운을 잊었을까. 대를 이어 진심어린 기도를 하던 이 공간을 잊을까. 매년 정월대보름이 되면, 사람들은 한강에 선다.
EastRainy
2013-03-09 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