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구로스케.
섭섭하냐.
나도 섭섭하다.
너는 또 혼자가 되겠지. 이 넓은 저택에서 홀로 살게 될 게다.
하지만 구로스케. 같은 고독이라도, 그것은 나와 하츠네가 너를 만나기 전과는 다르다.
나는 너를 잊지 않을 거다. 하츠네도 너를 잊지 않을 게야.
멀리 떨어져서 따로 살더라도 늘 너를 생각하고 있을 게다. 달이 뜨면, 아아. 이 달을
구로스케도 바라보고 있겠지, 하고 생각할 게다. 구로스케는 노래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할 게다. 꽃이 피면, 구로스케는 꽃 속에서 놀고 있을까, 하고 생각할 게다. 비가
내리면, 구로스케는 저택 어딘가에서 이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을까, 하고 생각할 게다.
얘야, 구로스케. 너는 다시 고독해질 게다. 하지만 이제는 외톨이가 아니란다. 나와 하
츠네는 네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까.
- <안주> 宮部みゆ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