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
외가집에 갔었습니다.
올해 90 이신 외할머니와 88 이신 외할아버지께서는
서로 대화가 되지 않으십니다.
외할머니께서 거의 귀가 먹으셨기때문에.
그런데도 외할아버지께서 무슨 얘기를 하시면 외할머니는 수줍은듯이 웃으십니다.
70년을 같이 지내면 언어따윈 중요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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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1
오늘 새벽.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2년동안 치매를 앓으시고 각지에 흩어져살던 자식들의 집을 전전하신끝에
오늘 새벽, 곤히 잠드신채 돌아가셨습니다.
저를 세상의 빛으로 인도해 주셨던 주름많은 손을 잡아드리지도 못하고 뒤늦은 절을 올리며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해 드리고 올라온 오늘.
다시 한번 이 사진을 보고 마지막으로 행복하셨을 한 때를 추억해 봅니다.
안녕히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