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뱀사골계곡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와운마을이 있습니다. 구름도 누워간다고 마을 이름이 와운입니다. 와운마을 뒷산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두그루 있는데 '지리산 천년송'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위에 있는 소나무는 한아시(할아버지)송, 밑에 있는 소나무는 할매(할머니)송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정겹고 따뜻한 이름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믿고 매년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소나무의 아름다운 모습과 지리산의 장엄함도 좋지만, 제가 이곳에서 가장 감명 받은 점은 와운마을의 솔바람태교입니다. 이 마을 여인들은 임신을 하면 뒷산에 올라 솔바람을 쐬고 듣는 합니다. 물론 금줄에 솔잎을 끼우는 것처럼, 토속신앙의 한 형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솔바람태교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옛사람들의 세련된 감성입니다. 곧 태어날 아기와 함께 솔바람을 쐬고 듣는 태교법이 있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부러운 일입니다.
오늘날 태교법을 찾아보니 과하고 억지스럽습니다. 요즘 난무하는 태교‘산업‘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이 아닌 철저하게 자본주의에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태교를 통해 부모들은 자식이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게 투자를 하는 것이며, 기업은 그 욕구를 충실히 반영하고 부축입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경쟁과 탐욕에 노출된 아기들의 처지가 안타깝습니다.
2012. 11 남원 산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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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은 없으시겠지만 저는 총각입이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