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랑스러운 것 내가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 중에 가장 사랑스러운 것은, 지금 내 앞에, 내 곁에, 내 삶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다. 가령 지금 이 순간 가장 사랑스러운 것을 꼽자면, 꽝꽝 얼어붙은 강 표면 가운데, 사르르 녹아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는 물, 그 자연의 거울 속 비친 앙상한 나뭇가지 정도일까. 그도 아니면 그 순간 귀 기울이면 들려오던, 졸졸졸 흐르는 물결 소리일까. 살포시 불어오는 바람결 소리일까. 나의 심연에서 길어 올린 당신의 목소리일까.
임주하
2013-01-22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