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뽑던 날 요즘 아이들이야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가지만 시골에서 자라난 나는 어릴 적 병원이란 곳을 가 본 적이 없었다. 배가 아플 때면, 어머니는 따뜻한 아랫목에 나를 눕히시고는 '내 손은 약손'이라면서 배를 쓰다듬어 주셨다. 이가 흔들리면 명주실을 이에 묶고는 창호문에다가 실을 연결한다. 그러고는 밖에서 문을 확 열고 들어 오시면 어느새 이는 빠져 있었다. 소화가 안되면 사이다를 사다 주셨다. 어떤 때는 사이다가 먹고 싶어서 소화안된다고 거짓말을 한 적도 있었다. 놀다가 넘어져서 피라도 나면 요오드용액으로 소독하고 반창고를 붙여 주셨다. 그 당시 어머니는 집안의 의사와도 같은 존재였다. 오늘 누나는 옛날 생각이라도 났는지...조카 녀석의 흔들리는 이를 보더니 실을 찾아서 옛날 생각 떠올리면서 뽑아보려 시도는 했는데.. 결국은 실패.. 옆에서 측은한 건지....자신도 당할거 같아 무서운 건지...작은 놈의 불안한 표정
클로버
2004-02-05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