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그녀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자였습니다
항상 상냥하고 밝은 미소가 너무 사랑스러웠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녀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그 시간의 설레임을 늘 너무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던 천사같은 여자였습니다
작은 그녀는 언제나 내가 먼저였던 바보였습니다
내 작은 세상에 세찬 비바람이 불어닥칠 때 항상 그녀는 내게 강철보다 더 단단한 방패막이었고 나를 감싸안았던 그녀의 품은 세상 어느 무엇보다도 따듯했습니다
이제와 돌아보니 언제나 나를 이해해주던 그런 그녀를 난 단 한번도 헤아리려 하지 않았었나 봅니다, 가끔 보았던 그녀의 눈물을 기억해 보니.
다투던 일들이 다 너무 닮은 성격 탓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녀가 떠나려 한다는 걸 뒤늦게 알고 나서야 그 길었던 시간동안 너무나도 외로워 했을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발 가지 말라고 애원도 해보고 남겨진 나는 어떻게 하냐며, 떠날 채비에 너무 힘겨워하던 그녀를 난 끝까지 괴롭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작 나는 이제 그녀가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그녀가 없는 세상에 나 혼자 남기고 떠난다는 사실에 미안해 하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녀는 나를 낳아주셨습니다
그분은 내 어머니입니다
오늘 나는 엄마를 가슴에 묻었습니다
엄마..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지난 11월 18일, 저 멀리 하늘나라로 떠나신 어머니께..
Leica M8
Leica Summicron 50mm F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