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보름 소원 성취 하소서 아침뉴스에서 정월보름에 관한 소식들이 들려온다. 엇, 오늘이 보름이었구나. 난 요즈음 시간의 관한 개념을 별로 못느끼고 산다.아니 잊고 산다. 일주일이가고 주말이 오면 아,또 한주가 지나갔구나. 이런 느낌으로 살아가는거 같다. 주위에서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이니 날짜를 가만히 꼽아 본다. 갑신년을 맞이 한지가 엊그제 같았는데,벌써 1월이 가고 새달이 오니, 또 봄 소식이 오려고도 한다. 지난 휴일엔 시외를 나가다가 농촌 들녁에서 사람들이 모여 분주하게 달집을 만드는 걸 보고선 길가에 차를 세우고 그 광경을 담으며 잠시 그들과 함께 시간을 같이 했다. 참,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기였다. 젊은이들은 달집을 세우려고 손을 모으고 동네 어르신들은 논뚝에 걸쳐 앉으셔서 곡주를 드시면서 지켜보시며 흐뭇해 하시는 모습들에서 훈훈한 고향의 내음이 물씬 풍겨 나왔다. 나는 그런 모습들을 담아보고자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데도 전혀 귀찮아 하는 내색안으시곤 오히려 이렇게 우릴 찍어주어서 고맙고, 수고가 많다고 하시며 포즈까지 기꺼이 취해주시고 또 죽통잔에 걸쭉한 곡주 한잔 그윽히 권해주시는 따뜻한 시골 인심에서 새삼 고향의 내음을 느낀다. 보름이 다가오면 며칠전부터 깡통에 구멍을 뚤고 철사줄을 기다랗게 동여 매어 쥐불놀이 하며 밤하늘에 별을 뿌리던 유년 시절이 오늘따라 더욱 그리워진다. 이 매마른 도시에선 그런 광경을 보고 느끼기란 어려운 일이 겠지, 그저 퇴근후 집에 돌아가면 아내가 정성스러이 준비 해놓은 맛깔스런 산나물들과 따스한 오곡밥 한그릇으로써... 2004년 2월, 정월 보름의 기억들을 되씹으며..
손호열
2004-02-05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