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벽화마을 사진을 찍기 위해 처음으로 한 혼자만의 출사 소심함의 결정판인 내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마을분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좁은 집안에서 일하기 힘드신지 길가에 길게 늘어선 배추들 갑자기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여쭤보았다 이게 도대체 몇포기입니까? 사위분이 말씀하신다 궁금해요 궁금하면 500원 무려 270포기 칼바람이 부는 날씨인데 집안도 아닌 길에서 배추를 다듬어야 하는데도 온가족이 더없이 밝으셨다 날씨가 추운지도 모른채 엘레베이트에서 내리자마자 갈까 말까 수없이 망설였던 내 자신이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 처음으로 떠났던 혼자만의 출사 당산벽화마을 설레임으로 올랐던 그 가파른 오르막길을 가슴에 무엔가 알 수 없는 기쁨을 안고 내리막 길을 부지런히 내려왔다
별빛담기
2012-12-11 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