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약속 선생님 졸업식날 작년처럼 또 울거아니냐고 얘들이 놀립니다.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짓지만 은근히 걱정이 앞서는군요. 스무살 넘어서 원없이 울어본적이 세번이었는데 처음은 스물세살 이월 징그럽던 군바리시절을 끝내던 날 아침이었고 두번째는 스물다섯 여름 교생실습을 끝내던 날 아침이었고 그 다음이 일년전 이월 지금 이친구들의 일년 형아 누나들을 졸업시키던날 아침이었습니다. 어째 자신이 없군요. 헤어지는일에는 원체 요령이 늘지 않아 힘들더군요. 보름뒤 또 혼자 교실에서 통곡을 하게 될런지............ 작년 제작년 닥치는대로 찍어대고 헤어지는날 하나하나씩 사진을 나눠주는데 참 난감했습니다. 아이마다 가지고 나가는 사진의 매수가 달랐습니다. 결국 저역시도 시선관리를 잘 하지 못했던 까닭이었죠. 학교,선생 이 두단어를 누구보다 싫어하던 저였는데 해서 내가 씹어대던 그런 선생은 되지 말자고 다짐을 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고 얘길 해버리면 웃기지도 않은 핑계가 되어 버리겠지요? 해서 미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양반들이 지금 제나이가 되었을 때 나 그때 육학년때 그 담임 때문에 뭐같았다 이런 소리만 나오지 않으면 저로선 참 고마울텐데 그렇게 될지 알 길 없습니다. 남은 날들 잘 보내서 손가락 하나 다치지 않고 그렇게들 가주었으면 하고 바래볼 따름입니다. 좋은 선생이 아니더라도 이런 바램 정도 가질 자격은 있지 않을까 혼자서 생각합니다.
은어낚시
2004-02-05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