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 카메라는 들고 다니기에 거추장스럽기 때문에 산책을 할 때는 카메라를 왠만하면 들고 가지 않습니다. 비교적 산책과 사진 찍는 일은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산책의 재미를 사진으로 방해받기는 싫기 때문입니다. 다만 산책을 하다가 좋은 풍경이 있으면 기억해 두었다가 사진을 찍기로 마음 먹은 '날'에 그 장소로 가서 사진을 찍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산책을 하다가 정말 담고 싶은 풍경이 있을 때가 있는데, 그 때는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꺼내서 한두장 찍어봅니다.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에 비하면 제 스마트폰은 꽤나 구식이라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게다가 저는 계조와 선예도를 신주 받들 듯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옮겨 모니터로 보고 있으면 간혹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는 왠만하면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DSLR로도 만족 못해 필름으로 넘어갔으니 스마트폰의 사진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은 웹서핑을 하다가 어떤 이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올려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원래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라서 유심히 보았는데 무척 놀랐습니다. 물론 그 사진들 역시 스마트폰 카메라가 가지는 화질 상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었습니다. 암부와 명부는 짓눌려져 있고 사진의 크기를 줄여 화질저하를 최대한 가린 사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진들이 담고 있는 내용은 정말 좋았습니다. 바다와 하늘, 골목과 사람, 감정들이 살아있는 사진들이었습니다. 단순히 영상은 필름과 렌즈가 만드는 것이겠지만, 사진은 그 이상의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뻔한 사실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2012. 11 서울 낙산공원 digital http://photodrawing.net . 풍금나무님께 - 요즘에야 깨닫는 것들입니다. '서툰 목수가 연장 탓을 한다'는 말에 부끄러웠습니다.
김현준
2012-11-28 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