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아보지 않았지만 살면서 좌절감과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것은 확대되고 확장되어 '나'라는 존재에 대한 좌절감으로 바뀔 때도 많다.
나라는 놈은 왜 이렇게 못 났을까.
나는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일까.
그럴 때마다 나는 감천동의 골목길에서 본 어느 꽃나무를 떠올린다.
시멘트 틈으로 자란 꽃나무는 무슨 꽃인지도 모르겠고 꽃도 볼품이 없었다.
다만 초록의 잎과 샛노란 꽃이 잘 어울렸다.
어찌보면 잡초일텐데 사람들은 그 꽃나무를 정성스레 가꾸는지 나무가 행여 잘못 자랄까봐 끈으로 받쳐놓았다.
낡고 퇴락한 골목길에 그 꽃나무는 싱싱한 생명력을 주고 있었다.
그 꽃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2007 부산 감천동, 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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