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는 일 년을 채 살지 못하고 갔어요
개장수가 도망가듯 던져주고 간 6만원에
말복 지나 모처럼 들른 할머니 댁에서
그 소식을 듣고 그날은 힘없이 들어왔지요
누가 밉다기보다 살구의 생이 가엾어서요
저 사진을 담은 날도 그닥 추운 날은 아니였는데
젖을 넘 일찍 떼고 온 까닭인지 정말
개떨듯 떨더라고요 그래서 이왕이면 내 보기
좋게 배추 잎을 덮어주었더랬지요
문득 사진을 보는데 올 여름에 진드기 잡아준답시고
눈에까지 들어가게 에프킬라를 막 뿌려댔던 것이
왜 이리도 마음에 걸리는 것인지
지금에 와서도 참으로 미안해 죽겠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