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을 바라본다
요즘, 좋지않은 꿈을 꾸곤 하지만, 거의 개의치않고 일어난다. 꿈속에선 괴물들이 나를 둘러싸지만 두려워하지않고 마주선다. 괴물들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지만 혼란스럽다. 가끔은 가엽고, 가끔은 가엽도록 권위적이다. 무리로 다니기도 하고 홀로 있기도 한다. 불쌍한 존재들이다. 나는 그것 혹은 그것들에게 종종 잔혹하게 공격당하고 피투성이가 되어 끌려간다. 그렇지만 무표정하게, 심드렁하게 끌려간다. 가끔씩은 그런 나 자신이 저들 괴물보다 이질적이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괴물들이 나를 두려워하는것 같다. 나는 쫓기거나 착취당하거나 위협받거나 때론 살해당하면서도, 그런 주위 환경이나 상황에 무관하게, 흙을 만지거나 나무를 쓰다듬거나 하고, 맑은 하늘을 쳐다본다. 왠지 내가 녹음지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없어진다.
그때의 나는 확실히 내가 아니다.
또 다른 나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은 꿈꾸는 나를, 바라본다는 의식도 없이 바라본다.
2010/06/27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