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극락암 산수유꽃 신용목 데인 자리가 아물지 않는다 시간이 저를 바람 속으로 돌려보내기 전 가끔은 돌이켜 아픈 자국 하나 남기고 가는 저 뜨거움 물집은 몸에 가둔 시간임을 안다 마당귀에 산수유꽃 피는 철도 독감이 찾아 옆구리에 화덕을 끼고 자다 나는 停年이 되어버렸다 노비의 뜰에나 심었을 산수유나무 면도날을 씹는 봄 햇살에 걸려 잔물집 노랗게 잡힐 적은 일없이 마루턱에 앉아 동통을 앓고 문서처럼 서러운 기억이 많다 한 뜨거움의 때를 유배시키기 위해 몸이 키우는 물집 그 수맥을 짚고 산수유가 익는다고 비천하여 나는 어깨의 경사로 비탈을 만들고 물 흐르는 소리를 기다리다 늙은 것이다 시간의 문장은 흉터다 둑 위에서 묵은 편지를 태웠던 날은 귀에 걸려 찢어진 고무신처럼 질질 끌려다녔다 날아간 연기가 남은 재보다 무거웠던가 사는 일은 산수유 꽃빛만큼 아득했으며 나는 천한만큼 흉터를 늘리며 왔고 데인 데마다 산수유 한 그루씩 자랐다
별빛담기
2012-08-08 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