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빌어먹고 사는 일은 만만치 않은 것 같다. 매일매일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다. 속상했던 일, 불쾌했던 일, 실망했던 일, 화가 났던 일, 슬펐던 일들이 하루하루 마음 속에 켜켜이 쌓인다. 쌓이고 쌓이는 짐 때문에 몸과 마음이 무거워진다. 나는 산책을 좋아한다. 일과가 끝나고 짬이 나면 가벼운 옷차림으로 집을 나선다. 나즈막히 음악을 들으며 사람이 드문 한적한 길을 천천히 걷는다.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쌓여있던 마음의 짐들이 하나하나 날라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산책이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한결 가볍고 편안하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산책을 좋아한다.
2008. 10 태안 신두리
Contax G1 + G28 / Fuji RD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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