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을 캐다 드리겠다!" 호언장담을 하고 산에 올랐던 날 산삼은커녕 더덕도 보기가 힘들었다 대여섯의 계곡과 능선을 넘고 넘어 얻는 것이라곤 고작 더덕 한 뿌리 이날의 교훈은 산에는 더덕보다 독사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힘없이 내려와 더덕 하나를 내미니 할머니는 저녁 찬거리는 되겠다 좋아하시며 혹 살집이라도 다칠까 조심스레 껍질을 벗기시었고 그 모습에 난 돌아가신 엄마가 보여 집으로 오는 내내 석양빛 웃음과 더불어 풀리는 고단함이 있던 것이었다.
손세양
2012-07-20 0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