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을 캐다 드리겠다!"
호언장담을 하고 산에 올랐던 날
산삼은커녕 더덕도 보기가 힘들었다
대여섯의 계곡과 능선을 넘고 넘어 얻는 것이라곤 고작
더덕 한 뿌리
이날의 교훈은 산에는 더덕보다 독사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힘없이 내려와 더덕 하나를 내미니
할머니는 저녁 찬거리는 되겠다 좋아하시며
혹 살집이라도 다칠까 조심스레 껍질을 벗기시었고
그 모습에 난 돌아가신 엄마가 보여 집으로 오는 내내
석양빛 웃음과 더불어 풀리는 고단함이 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