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팥떡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이 신경쓰였다. 엄마가 없는 세상에서 처음 맞는 생일.. 새벽에 보낸듯한 동생문자를 확인하며, 생일 아침부터 눈물이 났다. 언제나 당연하게 그자리에 있던 엄마.. "미역국 엄마가 몬 끼리줘서 미안타.." , "엄마가 니 통장으로 돈 쪼매 보냈다. 친구들하고 술 너무 마이 묵지 말고 마싰는거 사무라.." 34년을 살며 엄마한테 생일날 미역국을 못 얻어먹어 엄마를 원망해 본적은 한번도 없다. 하지만 오늘은 엄마가 너무 원망스럽다. 아부지가 어색하게 비슷한 시간대에 전화를 했다. "아침은 문나?! 니 혼자 그래 있으니 좀 마음이 안조타.." 아부지가 생일이라고 아들한테 전화한적은 오늘이 처음인것 같다. 아직도 갑자기 엄마가 나와 세상을 버리고 떠난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여전히 냉장고에는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날 챙겨준 김치 한통이 그대로 있고 핸드폰에 저장된 '엄마'를 누르면 금방이라도 엄마가 받을 것 같다. 당분간, 혹은 영원히 이제 내생일은 엄마로 인해 제일 슬픈날이 될 것 같다. 훈민정음 100일이라며 엄마가 손수 만들어 왔던 수수팥떡이 냉동실 구석에 남아있나 뒤져봐야 겠다. 엄마가 남겨두고 간 음식들이 전부 사라지면 내 눈물도 언젠가는 사라질런지.
대한미남도감
2012-07-02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