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의 약속
세상의 많은 비극은 나 자신의 개신 없이 남을 변화시키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이른 봄, 눈 녹은 진창길의 대둔산을 오르며 나는 내 안의 나와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자.
높은 산정을 단걸음에 올라챌 수 없는 것처럼
사람의 인격 또한 단 한 번의 거대한 도약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삶으로 철학을 증명할 수 없다면 철학이나 이념 따위가 무슨 소용이랴.
박노해 아니 박기평의 시구처럼
'나 하나 바로 살면 시든 희망이 살아나는' 것 아니겠는가.
속임 없는 인간으로 하루 한 걸음, 어제보다 나은 사람.
2012. 3. 28 대둔산 중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