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뒷산
경개절승한 풍경을 안고 있는 명산들을 오를 때마다
이 산이 내 살고 있는 곳에 있었더면 하는 욕심을 갖게 된다.
너른못이라는 이름처럼 평택에는 변변한 산이 없는데
그나마 내 살고 있는 아파트의 뒤란에 부락산이라는 야트막한 산이 하나 있다.
높이는 백 미터도 채 되지 않지만 제법 너른 품을 갖고 있어
산길로 둘러 가자면 시간 반이 넘는 코스다.
내게 월악이나 북한산의 종주가 버겁게 다가왔듯이
오랜만의 산 나들이에 일린은 벌써 진이 다 빠졌다.
업어주면 안 되느냐길래 여기서 같은 반 애라도 만나면 어쩔래 하니
제풀에 놀라 업자는 말이 쑥 들어갔다.
업는 대신 길가에 잘린 나무로 지팡이 하나 만들어 줬더니만
꼬부랑 할미마냥 지팡이에 눌어붙었다.
2012. 3. 4 부락산, 일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