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와불 곁에 누워 밤하늘을 쳐다보네 천만년 나를 기다려온 저 별빛을 바라보네 별들은 깜빡이며 웃네 왜 이제야 왔냐고 얼마나 화려한 불빛 있어 나를 잊고 있었냐고 운주사 와불 곁에 누워 가만히 귀 기울이네 풀여치 귀뚜라미 소리 솔잎 사이 바람소리 솔바람은 나즈막이 웃네 왜 이제야 왔냐고 얼마나 신나는 음악 있어 나를 듣지 못했냐고 운주사 와불 곁에 누워 흙냄새를 맡아보네 이제는 기억도 아련한 엄마 냄새 맡아보네 흙바람은 토닥이며 웃네 왜 이제야 왔냐고 얼마나 바쁘게 살았길래 맘조차 떠났냐고 운주사 와불 곁에 누워 두 눈을 감아보네 세상을 가쁘게 달려온 내 숨소리 들어보네 풀잎은 속삭이며 웃네 초조할게 뭐냐고 얼마나 더 높이 올라가야 맘 놓을 수 있겠냐고 더 낮게, 더 작게, 더 느리게 박문옥 글
Wayfaring
2012-02-14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