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이야기 : #8. 권력 남용의 형태
안녕하세요, kona liza 입니다.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추운 겨울,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오늘도 어김없이 강정마을 사진 한 장 들고 왔습니다.
지금 중점적으로 보여드리고 있는 사진들은 작년 여름부터 가을 사이의 사진들입니다.
아시겠지만 그 때 강정마을에 큰 변화가 있었거든요.^^; 제가 그 때 거기 있었기도 했고요.
지난해 9월 3일은 강정마을에서 최초로 전국민 대상의 큰 축제가 열릴 예정인 날이었습니다.
'살아있는 바위' 구럼비 위에서 말이죠.
제주도 내외의 많은 사람들이 이 행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구럼비 해변의 아름다움이 드디어 크게 알려지는구나"라면서요.
그러나 이틀 전인 9월 1일, 경찰들이 갑자기 마을회관에 들이닥칩니다.
그러고선 지금껏 마을 투쟁과 축제 준비에 핵심적으로 관여해 왔던 주민 몇 명을 연행해 가죠.
그동안 이들에게 내려졌던 소환 명령을 강제 집행한 것입니다.
마을회 입장으로서는 당장 이틀 뒤에 큰 행사를 치러야 하는데, 핵심 인력들이 없으니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며칠 전 마을회장도 구속된 상태인데 말이죠.
저는 몰랐습니다.
정부 및 해군과 마을 주민들이 대립해 왔던 약 5년여의 시간 동안 다수의 주민 개개인이 얼마나 큰 심적 부담을
안고 있었는지를요. 경찰이 그동안 마을 주민들에게 온갖 소환장과 법적 장치 등을 남발 해왔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내용은 일절 외부에 알려질 수 없었죠. 다들 외면하거나, 몰랐으니까요.
평생을 그 곳에서 평화롭게 살아왔는데, 난데없이 군홧발들이 몰려와서는
"여기는 군사기지로 쓸 것이오!"라고 말하면서 "반대하면 경찰에 끌려갑니다!"라는 협박을
그들에게 듣게 된다면, 국가가 하는 일이 아무리 신성할지언정 열받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그래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마을 주민들의 의견도 반영해 달라"고 수도 없이 말했지만
정부는 눈꼽만큼도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을 사람들을 온갖 방법으로 이간질해서, 둘로 갈라놓기 바빴습니다.
당시 상황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
그렇게 해서 다음날인 9월 2일 경찰의 기습 점거 사태가 벌어집니다.
하필이면 전국민 대상의 대규모 축제를 하루 앞둔 날 말이죠.
저는 그 때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물어보자, 하나같이
"구럼비 해변의 아름다움을 한 번 알게 된 사람들은 그걸 평생 잊지 못한다"라면서
"경찰은 그것(해군기지 건설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행사 하루 전 손을 쓴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정말 영악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들이 구럼비 바위가 세계적인 자연유산 수준임을 알면서 마구잡이로 파괴하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도 돼버렸습니다.
국가 정책을 시행하는 데에 있어서, 반대 의견에 관한 끊임없는 평화적 설득과 절충 성격의 정책 수정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것은 '독재'입니다. 그리고 반대자에 대한 형사법과 물리력 행사는 '범죄'입니다.
고로 MB 정부는 '범죄집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