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이야기 : #6. 권력의 역습 II 그 날 제주도 강정마을에서는 큰 일이 일어났습니다. 새벽 기습 점거를 시작한 경찰은 아침이 되자 구럼비 해변과 어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추방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끊임없이 저항하는 사람들과 무력 대치를 하루 종일 이어갔습니다. 경찰의 이러한 대규모 작전에 자리를 얻은 건설업체는 펜스 공사를 완성했고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구럼비 바위해변은 이제 영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강정마을의 지난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심각했으며 국내, 외 언론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외신들의 관심이 컸습니다. 국내 메이저 보수언론들만이 외면했지요. 오히려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빨갱이로 몰아가느라 바빴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매일같이 열리는 집회들에 한 번이라도 가 보신 분이라면 '국가'라는 것이 온전히 국민들만을 위한 기관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겁니다. 왜냐면 국가도 '사람들'이거든요. 우리는 언론의 객관성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애초부터 '공정보도'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는 얘기지요. 결국 언론도 '사람들'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국가' 역시 특정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고, 국가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국책사업에 반대하는 분자'와 관련한 갖가지 오명을 덧씌워 대중을 현혹시킵니다. 그 과정에서 흔히 말하는 '국가의 폭력'이 '합법' 또는 '집행'이란 이름으로 둔갑하게 되는 것이고요. 이것은 민주주의 국가든, 사회주의 국가든 거의 비슷하게 작용합니다. 어느 사회가 더 민주적이라고 해서 그 사회의 대중이 권력의 그늘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문제도 이처럼 '국가같은 공권력도 결국은 주관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전제 조건을 상기하는 것부터 접근돼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알고 있던 모든 시사적인 지식들에 의심을 갖고, '진짜의 양상'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자세가 중요한 거죠. 컴퓨터 게임하듯 '중국이 얼마나 위험한 나라인데, 당연히 군사기지를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순수한 마음보다는, 훨씬 더 고차원적이고 진실된 눈으로 이 문제를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kona liza
2012-01-02 0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