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만난 아이들
앙코르왓에서의 둘쨋날, 숙소에서 오토바이로 한시간 넘어 걸리는 유적지로 달려가던 중에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 (내 몸무게때문이 아니기를) 그 동네가 완전 깡촌중에 깡촌이었는데, 오토바이 수리점 맞은 편에서 한 가족이 밥을 먹고있었다. 나도 모르게 카메라로 손이가, 살짝 찍으려고 렌즈를 들이댔는데 애들이랑 아줌마가 그걸 보더니 같이 밥먹자고 막 불러대는거였다. 예의상 오른손 맨손으로 밥을 좀 집어먹고 (왼손은 응아닦는 손이라 쓰면 안된다. 왼손을 딱 드는 순간 아줌마들이 막 웃어댔다 --;) 오이같은걸 된장같은 것에다 찍어먹기도 했다. 같은 쌀문화권이라 그런지 왠지 비슷한 느낌이 많이 든다.
오랜 내전과 독재로 고통받는 것은 그 민중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이다. 하지만 저 여자아이의 수줍은 미소는 모든 것을 그런 식으로만 재단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애들이 너무 이뻐서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는데, 또 너무 그렇게 셔터를 눌러대면 '나는 이방인이요' 선전하고 다니는 것 같아, 자제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저 동생을 꼭 안고 다니던 누나가 동생을 나에게 안겨주었다가 다시 달라고 할때 두 손을 펴던 모습이 너무나 기억에 생생하다.
이 사진을 인화해서 저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