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이야기 : #5. 권력의 역습
(경찰이나 해군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나름,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해 이 몸 불사르는 장성들이 모인 단체니까요.
그들만 놓고 따지자면,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존재일 것입니다.)
지난 9월 2일 새벽, 정부는 강정마을에 대규모 경찰 병력을 기습적으로 투입시켜
구럼비 바위해변으로 내려가는 길목을 원천 봉쇄합니다.
4년 6개월여의 시간 동안 정부와 반대측 사람들의 분쟁의 중심지였던 구럼비 바위해변을
영영 볼 수 없게 돼버린 것이지요.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제주도 강정마을은 지금도 거의 '계엄령' 상태입니다.
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종북 빨갱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수십 개의 재판과 소송, 벌금 등을
떠안고 있는 상태지요. 경찰들은 때때로 마을 어귀에서 주민들을 낚아채듯 연행해 가곤 합니다.
필요하다 싶으면 구속도 서슴지 않고 해버리지요.
이건 그 곳에 직접 있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전연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일 거라 생각합니다.
치안을 유지해주는 고마운 경찰이, 그곳에서는 '국책사업'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을 주민들을
못살게 구는 '역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경찰의 잘못은 전혀 아닙니다. 그들도 상부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운명이니까요.
마을을 지킬 수밖에 없는 주민들의 심정을 경찰들도 충분히 알고 있고
어쩔 수 없이 명령에 복종해서 주민들을 연행해야 하는 경찰의 심정도 주민들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제주 주민과 제주 경찰, 즉 '우리들끼리' 피터지는 전쟁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것은 마치 미, 소 강대국에 의해 갈갈이 찢겨져야 했던 한반도의 운명과도 비슷해 보입니다.
정부와 미국, 중국의 전쟁놀음과 건설기업의 유착까지.. 이것들에 의하여
마을 사람들은 찬성과 반대 둘로 갈라지고, 경찰과 해군과도 싸워야 하는 그야말로 기구한 운명을
경찰을 포함한 강정마을 사람들은 안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는 우리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는 사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