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이야기 : #3. 바위와 사람
그 때 그 바위 해변에서는 아침마다 사람들의 명상이 이어졌습니다.
백 번 절을 하면서, 세상만사의 평화를 염원했었지요. 이게 종교같아 보이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었습니다.
꼭 군사적인 긴장으로 평화를 유지해야 하는 것일까요?
"우린 전쟁 안하더라도, 다른 나라가 쳐들어오면 어떡하냐?"
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렵니다.
"그러니까요.. 그 다른 나라한테도 말하고 싶은 거라니까요.. 전쟁 하지 말자고요.."
보다 근원적인 바람을 갖고 있는거라 하겠지요.
군사적인 위기의 관계를 떠나서.. 지구상에 있는 모든 전쟁광에게 하고 싶은 얘기입니다.
우리가 6.25 전쟁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북한군이 나빠서가 아니지요.
그 전쟁에 희생돼야 했던 우리 조상들의 아픔이 지금의 우리와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인간의 다양한 욕구가 발현되어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의 '사회'입니다.
분명 전쟁도 직업이자 일종의 욕구일 테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수많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반드시 막아야 할 필요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국가로부터 배워왔던 모든 것으로부터 눈을 뜨고
'나'를 소중히 여길 때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주도 강정마을은 그것을 아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세상을 바로 보고, 바위처럼 굳게 뭉쳐 있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