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11 [ 찬란한 슬픔의 희열] 찬란한 슬픔의 희열 * 조드는 겨울이 6개월도 넘게 지속되는 몽골의 척박한 대지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죽음의 두려움이다. 아니 공포요 자연의 무자비한 인정이라곤 찾을 길 없는 테러이다.겨울이 되면 야생동물들은 두껍게 쌓인 눈을 헤쳐 땅을 뒤집어 마른 가지라도 먹는데 인풋이 아웃풋을 지탱하지 못하면 이렇게 집단으로 폐사하고 만다. 몸통이 무거운 양은 눈에 푹 다리라도 빠지면 꼼짝도 못하고 얼어죽는 데 추위보다 굶주림으로 먼저 죽는다. 조드는 몽골이라는 땅을 삶의 조건으로 살아가는 모든 생명에게 내리는 저주지만 조드를 통해서 그들은 가장 강인한 생명력을 쌓아와 이 척박한 황야를 생명의 풍요가 넘치는 땅으로 새로운 조건으로 만들어 냈다. 자기 공동체를 넘어서 다른 공동체를 쳐야 했던 들판에서 살던 중앙기마족의 노란 사나움(Yellow Terror)이 세계사를 뒤흔들었던 것도 이런 조드의 혹독함이 키운 강인함이었을 것이다. 조드야 말로 징기스칸을 키워낸 키워드라는 생각이 든다. 내 곁의 친한 것들을 모조리 앗아갔던 그 혹한의 조드가 나를 찾아왔다 죽음은 어디에도 있다 이리 저리 몰려다니며 살 길을 찾느라 살 풀을 찾다가 지쳤다 몸은 푹푹 빠져서 뺄 수가 없다 몸이 굳기전에 뼈가 먼저 굳기 시작했다 위도 이제 삭일 것이 없는지 경련만 인다 조드의 바람은 살을 에고 뼈를 엔다 곁이 얼어가는데 속은 더 언다. 추위도 복사열이 있단 말인가 몸의 피가 굳어지고 두터운 피부로 나간 체온에 몸은 식어간다 평생을 살았던 차가웠던 삶아 한때는 따뜻하였으라 그것은 이제 그리움으로만 만나는 것 움직이는 것들아 이제 안녕. 내 삶을 스쳤던 것들아 모두 안녕 끝은 끝난 것으로 끝 나는 다른 시작을 위해 흝어져야지... 2004/5/23
photopro
2004-01-26 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