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친 양 선생 담임목사의 일방적인 심방 통고에 냅다 줄행랑을 놓은 양 선생. 사모님의 속사포 핀잔을 들으면서도 반성하는 낯빛조차 없었는데, 저녁 답에 놀러온 고향 동무이자 교인이기도한 지인들 앞에서 기어코 별러오던 폭탄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양 집사님, 교회는 언제 다시 나오실라우? 성가대도 서시고 교회학교도 하셔야지." "글쎄요, 모르긴 해도 앞으로 교회 갈 일은 다시 있을 성싶지 않네요." "아니, 왜요?" "불교 공부를 하다보니 저에겐 기독교보다 불교가 맞는 듯해요. 체질적으로다가." 뜨아악! 아연한 교인들 너머로 실색하신 사모님. 그냥 교회도 아니고 내외가 코흘리개 시절부터 드나들며 부부의 연까지 이어온 곳이 아니던가. 신앙의 공동체를 넘어 모든 인간관계의 원천이기도한 교회와의 인연을 무 자르듯 하니 좌중이 경악하는 것도 당연하달밖에. 지명에 이른 적지 않은 나이에도 언제나 호기심 많고 궁금한 것 많은 도마 양 선생. 부디 정진하시어 일아 선생 앞서 가신 불교적 기독론의 진의를 향수하시기를! 2011. 8. 31 안성 보개도서관 박두진 전시실
자투리
2011-11-30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