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다 1
만추 설산(晩秋雪山)-가평 운악산
지난주 수요일 찬비를 맞으며 오르기 시작한 운악의 중턱 쯤에서 눈을 만났다.
밀려오는 허기와 추위를 견디며 오른 937m 운악의 정상은 온통 순백의 눈밭.
신기한 건 사방을 둘러봐도 주변의 어금버금한 산에는 싸락눈의 흔적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궂은 날 먼데서부터 운악을 찾은 다섯 사내를 위한 하느님의 선물이었을까?
만추 설산! 몇날이 지났지만 운악의 능선을 넘어오던 시린 바람과
그 바람을 안고 활공하던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눈과 귀에 선하다.
2011. 11. 23 운악산 정상, 수요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