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좀 보소
요즘 유난히 불어난 내 몸뚱아리가 내것이라 느껴지지 않기에
운동 부족이라는 판단에 점심먹은 후 회사 근처를 산책하기로 하고
내가 가볼 수 있는 한 최고로 깊숙히 들어가보겠다고 다짐하고 걷기 시작했다.
아직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이 동네는 그야말로 시골이다.
여기저기 텃밭에는 배추며 무며 쑥쑥 자라고 있는 곳.
아주머니들이 은행을 주워다 냇가에서 손질을 하는 곳.
길냥이들은 시크하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담장 너머로 사라지는 곳.
그리고 이곳엔
이 녀석들이 있다.
사람만 만나면 그렇게 오도방정일 수가 없다.
초롱초롱한 눈빛에 손을 내밀면 할짝할짝 금새 녀석들의 침으로 내 손은 흥건해진다.
그럼에도 손을 뿌리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저 눈빛 때문이 아닐까...
"날 좀 보소~"
날이 조금 추워지면서 몇일 못갔는데
저 눈빛이 자꾸 생각난다.
@고매동, 용인 by iPhone 4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