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脈)
60년 이상을 이어온 대장간,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배우고 익힌 기술들이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대에서 끊길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대장간 일에 관심이 있어 잠시 들렀다는 한 청년이 나타나자
어르신은 하던 일들을 다 젖혀두고 뭐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어 안달이시다.
이건 이렇게 하면 되고,
요건 요렇게 놓고 아래쪽에서 윗쪽으로 쳐야 한다는 등 한바탕 신바람을 내는 어르신...
비록 한 달을 채 못 버티고 달아나는 사람이 태반이긴 했어도
그래도 예전엔 어쩌다 한 사람씩이라도 대장간 일을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마저 발길이 뚝 끊겼다며 못내 아쉬워하시는 모습을 보며
이젠 제대로 된 대장간 작업 구경하기도 힘들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문득 했다.
건강하시길,
그리고 평생 갈고 닦은 그 기술을 전해줄 후인 한 명쯤 꼭 만나시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