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어제 밤 사이 비가 내렸다.
비는 신기하게도 잠이 온 사이에 왔다가 잠이 깬 후엔 내리지 않았으므로 나는 비가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다만, 땅이 젖어있었으므로 비가 내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이건 짐작을 넘은 확신이다.
그 사람를 본 이후로 비처럼 자꾸 그 사람 생각이 난다.
그리곤 가슴 한구석 젖은 곳은 없는지 조심스레 살펴보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다행히 크게 젖은 곳은 발견하지 못해 깊은 숨을 내뱉을 찰나, 그 날따라 이상하게도 많이 떨어진 단풍잎을 보면서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비가 왔었던 걸까?
짧은 비에도 놀라는 요즘이다.
-1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