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같은 밥맛
흔히들 밥맛이 좋을 때 꿀맛 같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밥맛은 언제나 그냥 밥맛 같아야 하는 게 아니냔 말이다.
밥맛이 정말 꿀맛 같다고 생각해보라.
그 꿀맛 같은 밥맛을 견뎌낼 자 누가 있으랴.
그러니 밥맛은 그냥 밥맛일 수밖에.
싫은 사람 보고 "그 사람 정말 밥맛이야."라고들 하는데
그리들 함부로 말해 버리면 밥맛은 정말 서운하다.
물리지도 질리지도 않고 죽을 때까지 '주구장창' 들어가는 게 밥인데
그리 싫증나지 않는 밥 같은 사람이 어찌 좋은 사람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앞으로는 맘에 꼭 드는 사람 있을 때 이리 말해 보자.
"당신은 정말 밥맛이에요. 밥맛 같은 사람이에요"
더도 덜도 없는 잡곡밥맛 같은 사람이자 칠칠하기 이를 데 없는 우리 재홍이 형님.
배낭 안에 갓 담근 열무김치와 밥, 그리고 참기름이랑 고추장에 바가지까지 살뜰히도 챙겨왔다.
791m 오서산 정상에서 아름다운 내포의 들과 촌락을 조망하며 열무비빔밥을 포식하다.
부러우신 여러분네, 근일에 밥과 김치 싸서 들고 지기와 더불어 근동의 산에 오르시길.
삶의 진진함이 유별한 데 있지 않음을 새삼 느끼실 수 있으리라.
2011. 9. 21 수요회, 오서산 정상 옆댕이 전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