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경쟁력 누군가 내게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서 불교의 경쟁력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생태적 경쟁력이라고 답할 것이다. 자신이 사는 곳 어디든 가까운 고찰을 찾아보라. 부드럽고 완만한 산세를 등지고 앉은 절집의 적요가, 아름드리 나무의 향훈과 조화를 이룬 새들의 합창이 온갖 소음에 지친 당신의 영혼을 다사로이 위무할 것이다. 그런데 누구나 다 아는 이런 사실을 절집의 주지 스님들은 어찌 모르나 몰라? 만기사의 승경을 이루던 절집 앞 둥구나무가 가뭇없이 사라진 자리에 난데없이 우람한 명부전이 떠억하고 생뚱맞게 들어섰다. 나무가 공양주들의 시주를 물어다 주는 것은 아니니 그네들 베어내고 명부전 지어 재도 지내고 납골당도 겸하면 절집 수익이 늘어날 것은 불문가지. 활짝 웃고 섰는 주지승 얼굴이 도적놈인 양 밉살스러웠다. 수백년 생명의 중생을 거침없이 베어내고 산허리를 파제끼며 불사에 여념 없는 넋나간 비구들아. 생명 연기의 율장을 헌 짚신짝 버리듯 하는 그대들이 정녕 부처의 제자인가? 아님 대형교회의 종교 마케팅을 추수하는 싸구려 장사치인가? 오호애재! 2011.8. 사랑했던 만기사
자투리
2011-08-30 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