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림질 다림판을 꺼낸다. 스쳐간 시간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놓쳐 나 여기, 서 있나. 셔츠를 말끔히 다려내어 주름 사이사이 박힌 되잡지 못할 시간들을 펼쳐본다. 사랑했던 순간, 눈물겹던 찰나, 값진 기억의 편린들. 추억한다, 탄 내음 사이사이 얽힌 달콤함을 음미한다. 너무 빨리 스쳐 온 우리네 시간은 그리 씁쓸하지만은 않았으니. 그리고 기억한다, 분주한 시간을 꼼꼼히 붙잡아 한 올 한 올, 정성들여 기워낸다. 얼기설기 성글던 우리네 삶도 천천히 어루만져내면 하루하루 바쁘던 시간도 서로 맞춰져 마침내 행복한 미소, 그려낼테니. 주름 펴진 셔츠 위엔 새로운 다짐, 한 움큼 뿌린다. 너무 빠른 걸음에 또다시 수많은 시간을 주름잡히진 않도록 하이얀 김 사이, 살며시 다리미를 내려놓는다. 천천히 식어가는 다리미의 온기처럼, 느릿한 한 걸음 딛는다. 록빠 매거진 [발밤발밤] 창간준비호 http://luna-portrait.tistory.com
차갑고파란달
2011-08-08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