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찍자
어머니는 사진찍기를 참 싫어하셨습니다.
못난 얼굴 찍기 싫다고, 카메라만 들이대면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리곤, 우리에게는 사진 많이 찍어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오래도록 기억이 난다고....
그러더니 어머니는
병실에 누워계시면서 3번째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들락거리신 뒤로는,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밀면,
"찍어! 많이 찍어!"
........그래서 내겐, 아름답던 예전의 모습은 없고,
병들어 지쳐 힘에 겨워하는 모습의 어머니밖에는 없다.
내 핸드폰의 어머니는,
늘 병들어 있다. 아직도 어머니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깊은 숨을 몰아쉰다.
내 숨소리도 어머니의 그 숨소리에 함께 묻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