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속의 아버지 어릴적 아버지는 사업실패로 늘 술과 함께 사셨다. 일년 중 360일은 술취해 돌아오셨다. 그때문에 어머니의 가슴은 더 쿵쾅대고, 어머니의 심장은 더 파리해졌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런 아버지가 단 한번도 외박한 적이 없다는 것, 만취한 상태에서도 장터에서 돌아오는 어머니와 늘 함께였다는 것, 어디선가 술독에 빠졌다가도 아버지는 어머니가 일터를 정리할 즈음 나타나 취한 몸으로 앞서가는 어머니의 뒤를 보살피셨다. 나는 몰랐다.... 좌절과 절망이 온몸을 힘들게 해도, 그래도 끝나지 않은 것,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끝없는 사랑, 나는,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불과 얼마 전에야 알았다 어머니가 가시면서 남겨준 또하나의 깨달음은, 평생토록 원망만 할 줄 알았던 아버지에 대한 그분의 특별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것.. 지금도 나는 그 사랑을 기억한다. 어머니는, 당신 한몸 걷기도 불편하실 텐데, 그 사소한(?) 일깨움마저 가르쳐주고 가셨다..
태양을마중나간수탉
2011-06-29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