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면 타살입니다. 사인은 예기에 의한 요부 절단. 헌데, 살아있었어요. 그것도 하루가 넘도록. 허리를 잘리고도 고통을 감내하며 가는 숨을 내쉬었다고요. 남은 절반의 몸으로 한 숨, 두 숨 쉴때마다의 고통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어요. 정말 끔찍하죠, 잔인하죠. 사람들은, 꺾인 꽃은 오래지 않아 그 향과 색을 잃어갈 것을 끊임없이 답습해왔으면서 왜 이 잔인한 행태를 멈추지 않는 걸까요. 왜 이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우리 숨을 담보로 사랑을 얻으려 하는 걸까요. 사랑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영원은 어느 마당 한 켠의 화단 위에도, 저 높다란 산등성이에도 없단 걸 뻔히 알면서도, 오래지 않아 처음의 떨림과 저릿한 가슴이 소멸할 것을 수없이 겪어왔음에도, 결국 멈추지 못하니까요. 사람들이 우리에게 그러듯, 사랑 역시, 그들에게 그러하니까요.
차갑고파란달
2011-06-07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