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버려 두지 지난 가을, 다섯 시간을 달려 찾아간 그의 고향은 여느 시골 마을마냥 고즈넉하고 아름다웠다. 앞으로는 너른 들과 야트막한 산등성이가 조화를 이루고 뒤로는 멀찌감치 말로만 듣던 낙동강이 유장히 흐르는 곳이었다. 좋네! 참 좋아! 동행한 일행들의 입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향한 감탄사가 연신 터져 나왔다. 부엉이 바위를 지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그늘에서 땀을 들이는 동안 약속이나 한 듯 모든 이의 입에서 비슷한 말들이 흘러 나온다. 그냥 내버려 두지. 태 묻은 곳에서 조용하게 살겠단 이를 어째 .... .... 귀거래의 야인을 시속의 진창으로 끌어내 욕보일 대로 욕보이고 죽음의 벼랑으로 내몬 야비하고 몰인정한 죽임의 세력들이여. 그대들의 이 밤은 정녕 편안한가. 나의 평안이 다른 이의 평안에 기대고 있음을 모르는 청맹과니 갑 님들에게 과람한 이 우부가 주제넘은 말씀 한 마디 드리고자 한다. 설혹 미운 놈이나 눈에 거슬리는 놈이 눈앞에 보이더라도 제발 좀 내버려두시라. 그대들은 우리 시대의 영원한 갑이요 메인스트림이 아니시던가. 그러니 갑의 위엄과 자존을 위해서라도 을과 같은 상것들의 꼴같잖은 헤적질에 눈을 감으시라. 그리고 성난 마음을 안돈하고 아주 오래 전 리버풀 젊은이들이 노래했던 가사나 음미하시라. 내버려 두라. 제발 좀 내버려 두라는, 그게 순리라는. 2010년 가을 봉하에서, 자투리
자투리
2011-05-20 00:02